2023. 5. 8. 23:32ㆍ패션
수선을 해서 입는 옷에 대한 고찰과 요령이다.
이번 시즌 니들스의 트랙팬츠를 사려고 했다.
A$AP ROCKY가 즐겨 입던 그 트랙팬츠이다.
사실 이번 시즌 니들스 트랙팬츠의 마음에 드는 색상이 크게 없었고,
그중에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것이 이 화이트에 퍼플 라인과 로고가 들어간 트랙팬츠였다.
근데 문제는 내가 원하는 핏은 스트레이트 핏인데, 그 어느 사이트에도 입고가 되지 않았다.
계속된 모니터링에도 불구하고, 국내뿐만 아니 일본 쇼핑몰들, 심지어 네펜데스(니들스 모회사) 온라인 몰에도 입고가 되지 않았다.
예전처럼 내가 운영하던 매장이 니들스 오더를 진행했다면 쉽게 알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쉬웠다.
니들스(needles)가 입점된 오프라인 편집샵 직원에게 물어보니 스트레이트 핏의 해당 흰색 컬러 트랙팬츠는 입고 예정이 없다고 했다.
참고적으로, 니들스 트랙팬츠는 대표적으로 H.D 벌룬팬츠 핏 / 스트레이트 핏 / 네로우 핏이 있다.
결국 궁여직책으로 산 것이,
ssense.com에 판매하는 네로우핏 XL이다.
정식명칭은 Needles White Narrow Sweatpants.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기다렸다가 택배를 받았는데
입어보니 엑스라지 사이즈는 정말 생각 이상으로 컸다.
다리 부분의 통은 맞으나, 허리 품과 기장이 문제였다.
허리와 기장을 줄이기 위해 동네 단골 수선집에 갔다.
그런데 웬걸, 수선 거절을 하셨다.
기장 수선은 가능한데, 허리는 본인이 하기에 자신이 없다고 하셨다.
당황했지만, 솔직함이 신뢰가 가는 수선집이다.
두 번째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수선실에 방문했다.
가능하다고는 했는데,
가격이 16만 원이라고 하셨다.
내가 생각했던 것의 정확히 10배이다.
(이곳이 유달리 비싼 것도 맞는 거 같다.)
바지 가격이 대략 30만 원 초반이었으니, 그 반절을 수선에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곤란했다.
세 번째로,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 수선실에 방문했다.
평소에 자주 방문하던 곳이고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는데,
여기도 허리 수선은 어렵다고 하셨다.
자, 그럼 그동안 수선사 분들에게 들은 내용을 종합해서
왜 안되거나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지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수선 목적에 따라 재창조의 경우도 있지만,
사이즈가 안 맞아서 하는
대부분의 수선은 그 목적이 '각자 옷이 가진 고유의 특성과 디자인을 잃지 않는 선에서 수정'하는 것이다.
그 뜻은 기존 옷의 봉제선,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가야 좋은 수선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니들스 트랙팬츠를 보자.
보기엔 단순한 트랙팬츠 같지만
봉제가 삼단으로 돼있고, 이 안에는 각자 고무줄이 있다.
생각보다 복잡한 디테일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 바지의 허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허리의 봉제선들을 모두 뜯고,
밑위부터 시작, 엉덩이 부분을 전체적으로 뜯어내서, 수선해야 한다.
더군다나 너무 줄이면 엉덩이 부분 포켓이 너무 좁아서 원래 디자인과 다르게 된다.
그걸 모두 고려해서 옷을 분해, 재조립해야 비로소 허리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봉제 기계도 일반적인 동네 수선집에는 잘 없는 기계를 사용했다고 한다.
반대로 기장 부분은 두줄의 일반적인 스티치만 있어서, 비교적 쉽게 수선이 가능한 것이다.
결국 동네 수선 집에 다시 방문해서, 기장만 4천 원 주고 줄여 입고,
허리는 그냥 고무줄을 바짝 조여 입기로 결정했다.
결과는 대 만족.
기장만 살짝 줄였을 뿐인데, 어벙한 느낌이 사라지고 내가 원하는 루즈한 스트레이트핏에 가까운 느낌이 나왔다.
4천 원의 투자 대비 너무 만족스러운 수선이었다.
수선 난이도와 가능여부의 팁을 보자면
옷을 보았을 때, 봉제선을 보면 된다.
봉제선이 곧 옷을 뜯고 자르고 다시 제봉하는 선이기 때문에, 그것이 단순하면 손쉽게 수선이 가능하다.
봉제선을 중심으로 줄여야 할 부위에 복잡한 디테일이 있거나, 변형되는 디자인이 있다면
그것은 감쪽같은 사이즈 수선은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나올 것이다.
특히나 허리 같은 부위는 단순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부분까지 같이 줄여야 이질감 없이 줄일 수 있다.
*해당 니들스 트랙팬츠의 스트레이트핏이 얼마 전 발매 됐다. 제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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